AI 에이전트

AI 없이 4일 버텼더니, 무너진 건 업무가 아니라 자신감이었다.

황관희 · 5years+ 대표··8분 읽기

식기세척기 없이 설거지하는 기분

실험 참가자들이 공통으로 꺼낸 비유가 있다. "식기세척기 없이 손으로 설거지하는 느낌", "로봇청소기 없이 직접 청소기를 돌리는 것." 지식 노동자 10명이 ChatGPT를 4일간 끊었을 때 나온 말들이다. 불가능하지는 않았다. 그냥 엄청나게 피곤했다.

검색어를 스스로 조합해야 했고, 여러 출처의 정보를 직접 통합해야 했다. 예전엔 당연히 했던 일인데, 이제는 '인지적 부하'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버거웠다. AI가 없어서 업무가 멈춘 게 아니라, 업무는 돌아갔지만 자신감이 흔들렸다는 점이 이 실험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점이다.

이미 임계점을 넘었다

이 실험이 무서운 이유는 따로 있다. 참가자들이 AI를 오래 써온 숙련자들이라는 점이다. 그들조차 4일 만에 이 반응이 나왔다면, 이제 AI 없는 업무 환경으로의 복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는 신호다. 마치 스마트폰 이전의 길 찾기로 돌아갈 수 없는 것처럼.

같은 시기, 글로벌 스타트업 시장에서는 또 다른 숫자가 나왔다. 2026년 1분기 스타트업 투자 총액이 역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OpenAI, Anthropic, xAI, Waymo — 이 네 곳에 집중된 메가딜이 주도했지만, 전반적인 시장 열기도 뜨거웠다. AI에 돈이 몰린다는 건 이 기술이 이제 인프라로 취급된다는 뜻이다.

AI 없이 업무를 마주한 지식 노동자의 공백

그런데 그 AI, 안전하긴 한가

의존도가 높아지는 만큼, 보안 리스크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번 주 WhatsApp이 약 200명의 사용자에게 개별 통보를 보냈다. 이탈리아산 정부 스파이웨어가 가짜 WhatsApp 앱으로 위장해 기기에 설치된 사례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일반 사용자가 구별하기 거의 불가능한 방식이었다.

Apple도 긴급 보안 패치를 배포했다. 'DarkSword'라는 유출된 해킹 툴과 연결된 공격에서 구형 iPhone과 iPad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AI 툴을 많이 쓸수록, 그 툴이 설치된 기기의 보안은 더 중요해진다. 툴 하나가 뚫리면 업무 전체가 노출된다.

오픈소스 생태계에 새로운 균열

법적 지형도 요동치고 있다. 'malus.sh'라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유료로 AI를 이용해 GPL 라이선스 소프트웨어를 '클린룸 재구현'해주는 서비스다. 저작권법이 상정하지 못한 방식으로 오픈소스 라이선스를 우회한다는 논란이 붙었다. YC 스타트업 Delve가 고객사의 오픈소스 툴을 무단으로 자사 제품에 심었다가 발각된 사건과 묘하게 겹친다.

AI가 강력해질수록, 그 AI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경계가 흐려진다. 법이 기술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이, 기업들은 스스로 판단 기준을 세워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기업 인프라로 자리잡은 AI 서버룸 환경

지금 우리 회사가 해야 할 것 3가지

  • AI 의존도 감사(Audit): 핵심 업무 중 AI 없이 돌아가지 않는 프로세스가 몇 개인지 파악하라. 의존이 나쁜 게 아니라, 모르는 채로 의존하는 게 리스크다.

  • 기기 보안 정책 업데이트: AI 툴 접근 기기에 대한 보안 정책을 이번 분기 내에 재검토하라. 특히 구형 기기를 여전히 업무에 쓰는 팀원이 있다면 즉시 확인이 필요하다.

  • 사용 중인 AI·SaaS 툴의 라이선스 확인: 내부적으로 사용하는 AI 기반 툴이 오픈소스 컴포넌트를 어떻게 다루는지 파악해두는 것이 향후 법적 분쟁을 피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어선이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지금 상황을 한 번 정리해보는 것만으로도 달라진다. 무료 상담 신청으로 우리 회사 AI 도입 현황을 점검해볼 수 있다.

도구가 인프라가 된 순간, 선택지가 바뀐다

4일간의 LLM 절식 실험은 사실 하나의 경고다. 지금 AI는 '쓰면 편한 도구'가 아니라 '없으면 흔들리는 인프라'가 됐다. 이걸 인정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그다음엔 어떻게 더 잘 쓸 것인가, 어떻게 안전하게 쓸 것인가를 설계해야 한다. 그 설계를 먼저 하는 회사가 앞으로 5년을 앞서간다.